노부부 12쌍 ‘사랑의 금혼식’
[경기일보 2008-10-22]
“그동안 넉넉지 못한 살림에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했어. 다시 태어나도 함께 살거야”
‘2008 사랑의 금혼 혼례식’에 참석한 유성준 할아버지(84)가 결혼 61주년을 맞아 아내 장흥분 할머니(80)의 손을 꼭 잡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21일 오후 7시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부광교회 본당에서 인천시 주최, (사)부광노인대학 주관으로 결혼한 지 50년이 넘었거나 결혼 당시 생활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노부부들의 금혼식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인천지역 각 군·구청으로부터 추천받은 70~80대 부부 12쌍과 가족 친지 등 600여명이 참석, 노부부들의 금혼식을 축복했다.
식이 시작되자 꽃가루를 뿌리며 입장하는 화동들의 뒤를 이어 처음 입는 턱시도 정장에 멋쩍어 하면서도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아름다운 신부에게 곁눈질하는 할아버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습을 본 하객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틈만나면 손주를 불러 고기 한점이라도 더 먹이고 수년간 암투병 생활에 시력도 떨어진데다 길눈마저 어둡지만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새벽 다섯시면 어김없이 기도를 가는…, 정녕 부모님의 사랑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자녀 대표 김진씨가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읽어 내려가자 노부부들의 눈가엔 어느덧 이슬이 맺혔다.
이어 길만기 할아버지(80)가 50년을 함께 살아온 이경숙 할머니(70)에게 “사랑해요”를 외쳤고, 김송덕 할머니(75)가 남편 문재민 할아버지(79)에게 “반백년을 살며 반쪽의 진정한 의미를 알았다”며 ‘평생 백년해로 하겠다’는 감사의 글을 낭송하자 식장은 사랑의 분홍빛 기운으로 넘쳐났다.
/이민우기자 lmw@kgib.co.kr